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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23일부터 5월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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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0 - [국내여행/k리그 국토대장정] - K리그 국토대장정 15일차, 오산에서 수원까지 20.65km
K리그 국토대장정 15일차, 오산에서 수원까지 20.65km
2022년 5월 22일 국토대장정 (15일차) 2022.08.16 - [국내여행/k리그 국토대장정] - K리그 국토대장정 14일차, 천안에서 오산까지 48.30km K리그 국토대장정 14일차, 천안에서 오산까지 48.30km 2022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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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차 못 보신분들은 위에 링크클릭!!)
2022년 5월 23일 국토대장정 포기 1일차
자고 일어나면 무릎이 괜찮아지기를 바랐다.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무릎이 아파 걷기 힘들 정도였다. 결국 한의원이 아닌 정형외과에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기로 했다.
절뚝거리는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나 비참하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측은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견딜 수 없었다. 이러려고 국토대장정을 시작한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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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30분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오전 접수 마감이 된 상태였다. 오후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 난감해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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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을 알아채셨는지 다행히 간호사분께서 마지막 순번으로 넣어주시며 오래 걸릴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 차례를 기다렸다. 점점 내 순서가 다가올수록 불안해졌다.
무릎에 별 이상 없이 내가 꾀병을 부리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고 국토대장정을 마저 이어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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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넘어서야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진료를 보러 들어갔다. 무릎을 자세히 살펴보시더니 엑스레이를 찍어 봐야겠다고 하셨다.
엑스레이를 찍고 돌아오니 뼈에 문제는 없다고 염증 통증일 거라고 말해주셨다. 통증이 심하고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때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 여기서 끝날 문제가 아니구나... 큰 병원가서 mri 검사를 받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물리치료만 받고 끝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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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리치료를 받았다. 이렇게 국토대장정이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무릎부상이 심하다는 생각보다 국토대장정을 완주하지 못하고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에 더 슬펐다. 이왕 시작한거 멋지게 완주하고 싶었다.
부모님한테 부상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당장 집으로 돌아가야 할 판이었기때문이다. 아들로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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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5일간의 국토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친구는 중간에 합류해 아직 팔팔한 편이었지만 의리로 인해 같이 끝을 내기로 했다. 그런 친구한테 고마운 마음이었다.
중간에 합류해 같이 걸으며 국토대장정을 함께해준 친구, 비록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덕분에 힘이 많이 나 많은 거리를 걸어왔다. 총 467km를 걸어왔으며 친구는 총 200km 걸어왔다.
친누나한테 받은 용돈으로 택시를 잡아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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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다. "국토대장정을 할 것이라고" 그렇게 해야 내가 미루지 않고 실행할 것 같았다. 어떤 핑계, 이유를 대며 피할 구멍을 만들지 않았다.
또 국토대장정 하는 소식들을 인스타그램 스토리, 게시물에 올리며 상황을 공유했다. 기록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중도 포기하는 과정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여러 고난들이 찾아와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넘쳐났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고작 이걸로 포기하게 되면 앞으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내 자신이 쪽팔릴 것 같아 참았다.
하지만 결국 무릎부상으로 인해 포기하게 되었다. 완주하고 싶었던 만큼 상실감 또한 컸다. 거리도 얼마 안 남은 상황이라 그런지 더 아쉽게 느껴졌다.
무릎이 다 낫게 되면 남은 거리(수원에서 인천까지)를 마저 친구와 함께 제대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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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1시간 걸려 집에 도착했다. 오후 3시, 바로 병원 가기에는 촉박한 시간이라 내일 가기로 했다. 게다가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라 배고팠다. 포장해온 햄버거를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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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고생한 친구를 차로 데려다주며 근처 고깃집에서 저녁을 먹고 영화(쥬라기월드)를 보며 조금이나마 우울한 기분을 풀었다.
2022년 5월 24일 국토대장정 포기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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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큰 병원인 세종병원을 찾아갔다. 그렇게 담당 의사선생님을 만나 진료를 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성의 없이 진료를 봐줬다.
마치 내가 꾀병을 부리고 있는 것처럼.. 일주일 치 약 처방해 준 게 끝이었다. 결국 내가 직접 mri 촬영을 요청해야 했다.
큰 병원이라 그런지 예약도 많이 차 있는 상태였다. 가장 빠른 날인 토요일로 예약을 마치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토요일만 오기를 기다렸다.
2022년 5월 26일 국토대장정 포기 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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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무릎통증에 불안한 마음과 성의 없는 진료로 인해 병원을 변경하기로 했다. 마침 예전에 친절하게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병원이 떠올라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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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친절하게 진료를 봐주셨으며 내일 오전으로 바로 mri 촬영을 잡아주셨다.
2022년 5월 27일 국토대장정 포기 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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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국토대장정 포기한지 5일 만에 mri 촬영을 하게 되다니...! 얼른 검사를 마치고 정확한 진단명을 알고 싶었다.
스트레스 골절(피로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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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들어보는 질병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양쪽 무릎 뼈가 손상될정도(실금)로 심각하게 다쳐있었고 인대도 늘어나있었으며 물이 차있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전치 4~6주 판정을 받았으며 목발, 무릎보호대를 사용해야했다. 그렇게
내가 계획했던 국토대장정은 모두 끝이 났다.
내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달라지고 싶어 시작한 국토대장정이었지만 나에게 큰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 어두운 동굴 속으로 들어갔지만 지금 다시 생각하면 나에게 큰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똑같이 행동을 했을 것이다. 다만 조금 더 계획적으로 준비해 부상을 방지할 것이다.
총 걸은 거리 : 467.18km
총 걸은 시간 : 148시간 27분 09초
페이스 : 1km당 19분 0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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